세상을 숙제처럼 사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아니면 안되는 것처럼 세상의 모든 짐을 혼자 지고 가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우리는 천사라고 부른다.

하지만 천사들은 그들이 노력한 만큼 인정과 대우를 받지 못한다. 대개의 경우 천사들 스스로 무덤을 판다. 그들은 무의식중에 희생을 대가로 애정을 갈구하고, 희생함으로써 상대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하며, 이로써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이러한 마음은 상대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천사에게 고마움을 느끼기보다는 왠지 편치 않은 감정을 느끼고 거리를 두게 한다.

정신분석적으로 이런 천사파 사람들은 도덕적 자학증(moral masochism)으로 분류된다.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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